프란치스코 교황의 침묵: 비겁한 처세술

2017년 벌어진 인종청소 사건을 아십니까? 상황에 따라 입도 뻥긋하지 않는 교황의 비겁한 처세술이 큰 비난을 받았습니다.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이 미얀마 군부와 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탄압받았습니다. 로힝야족은 주로 미얀마의 라카인 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불법 이주민으로 간주해 시민권을 박탈하고, 사회적·정치적 권리를 부정해왔습니다. 이러한 배제와 차별은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2017년에 본격적으로 대규모 인권 침해가 발생했습니다.

미얀마 라카인주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정부군의 공격을 피해 방글라데시 국경지대로 피란 가고 있어요. 미얀마 정부군과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무장 세력 간의 유혈 충돌로 수백명이 사망하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2017년 8월, 로힝야 반군이 미얀마 경찰 초소를 공격한 사건을 계기로,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전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의 로힝야족이 학살당하고, 여성과 어린이가 성폭행을 당했으며, 마을이 불타 없어지는 등 참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유엔과 국제 사회는 이를 '인종 청소'로 규정하며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다수 국민들에게 적대적인 존재로 여겨졌으며, 군부는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치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는 다릅니다. 교황은 미얀마 내 정치적 맥락이나 군부의 압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인물로서, 국제 사회에서 도덕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미얀마 방문 당시 교황은 로힝야족 문제를 회피하며 인권 침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교황의 침묵은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교황이 수치와의 회담에서조차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지 않자, 인권 단체들은 실망감을 표명하며 이는 교황이 정치적 이유로 민감한 문제를 회피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교황이 종교적 지도자로서 강력한 도덕적 입장을 취할 것을 기대했으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한 처세술로 인해 그의 침묵이 오히려 인권 문제에 대한 소극적 태도로 비춰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같은 교황의 행동은 전 세계 인권 옹호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그가 도덕적 리더로서 인권 문제에 있어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에서 정치적 실리를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가톨릭 교회의 도덕적 권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교황의 평소 인권 보호에 대한 메시지와 모순된 행동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