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기대와 우려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WYD)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에게 신앙을 고취하고, 종교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제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는 성경 구절에서 유래한 희망의 메시지는 많은 청년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종교 행사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다양한 의문과 그 이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 차기 개최지로 한국을 호명한 뒤 한국에서 온 순례단을 접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WYD와 같은 국제 행사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며, 그 자금의 대부분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게 될 경우 불공정한 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다종교 사회로, 특정 종교 행사에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것은 다른 종교인이나 종교적 성향이 없는 이들에게 불편함과 불공정함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공공의 세금이 특정 종교 행사에 사용되는 것이 과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특히, 이러한 지원이 종교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으로 비춰질 경우, 정부와 특정 종교 간의 결탁으로 여겨질 수 있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2008년 시드니에서 열린 WYD에서는 도심 교통이 마비되고 대규모 인파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또한,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WYD는 행사 준비와 치안 유지를 위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이로 인해 세금 사용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 주민과 시위자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향후 행사 준비에 있어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제공합니다.

 

행사 자체는 평화와 용기를 강조하는 긍정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가톨릭 교회의 과거를 돌아보면 그 메시지가 이중적이고 심지어 위선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가톨릭 교회는 십자군 전쟁을 통해 신앙을 앞세워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교황청은 나치의 만행을 묵인하여 지울 수 없는 오명을 남겼습니다. 이런 배경을 가진 가톨릭이 현재 전쟁을 비판하고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중성은 가톨릭이 과거에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신앙을 활용했던 사례와 맞물려, WYD의 평화적 메시지가 단순한 구호에 불과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WYD가 종료된 후 한국 사회에 남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종교 행사를 통한 신앙의 고취는 일부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지만, 행사 이후 사회적 합의와 포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WYD가 단순한 가톨릭 내부 행사로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판단과 행동이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