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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바티칸의 부와 부패: 도덕적 권위의 위기

바티칸은 항상 부의 불평등을 비판하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 한다. 그러나 그들이 쌓아온 부의 정당성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가난한 이들을 돕겠다는 명목 아래, 바티칸은 막대한 자산을 축적하며 내부적으로는 부패와 낭비가 만연해 있다. 신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부금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자금의 흐름은 철저히 감춰져 있다. 바티칸이 부유층을 비난하는 동시에, 그들만의 금융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자산을 쌓아온 역사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바티칸의 막대한 자산과 투자 내역
바티칸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부동산과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바티칸이 소유한 부동산의 총 가치는 약 50억 유로(약 7조 5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바티칸이 직접 공개한 자료보다 훨씬 큰 규모일 가능성이 크다. 로마, 런던, 파리, 스위스 등지에 바티칸 소유의 고급 건물과 호텔, 상업시설이 분포하고 있으며, 일부 자산은 신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되었다.

바티칸, '비리 온상' 런던 호화 부동산 매각 임박…1600억원 손해 출처 :[서울=뉴시스] 바티칸이 매각을 앞둔 영국 런던 슬론 애비뉴60 부동산. (사진=구글 지도 갈무리) 2021.11.08.

바티칸 은행(Institute for the Works of Religion, IOR)은 세계적인 금융 기관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 그러나 바티칸 은행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자금세탁 및 불법 금융 거래로 논란이 되어 왔다. 1982년 바티칸 은행장 로베르토 칼비가 마피아와의 유착 혐의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사건, 2013년 자금세탁 혐의로 국제 조사를 받은 사례, 2020년 대규모 금융 부정 사건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23년 바티칸이 공개한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바티칸의 총 자산은 약 52억 유로(약 7조 8천억 원)에 달하며, 그중 60% 이상이 부동산 및 금융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 바티칸이 보유한 부동산은 전 세계적으로 5,000개 이상이며, 이탈리아 내에서도 4,200개 이상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바티칸은 매년 2억 유로(약 3,000억 원) 이상을 금융 투자와 주식 거래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바티칸의 금융 운영 방식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바티칸 은행은 국제 금융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익명 계좌 시스템을 활용해왔으며, 이는 불법적인 자금 세탁과 탈세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유럽연합(EU)과 미국 재무부는 바티칸 은행을 국제 금융 불법 거래 감시 리스트에 올렸으며, 이후 바티칸은 일부 규제를 따르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개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바티칸은 보유한 부동산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바티칸의 부동산 임대 수익은 약 2,760만 유로에 달하며, 그중 상당수는 로마와 파리를 포함한 주요 도시의 상업용 건물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의 상당 부분이 교회 운영비로 사용되며, 자선 활동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신자들의 기부금과 신뢰도 하락
과거 바티칸은 가톨릭 신자들의 헌금을 통해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바티칸의 부정부패가 드러나면서 신자들의 기부금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특히, ‘베드로 헌금’으로 불리는 특별 기부금의 약 90%가 빈민 구제나 인도적 지원이 아니라 교황청의 관리비용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최근 10년간 바티칸의 기부금 수익은 약 25% 감소했으며, 신자들의 신뢰도 역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바티칸에 대한 가톨릭 신자들의 신뢰도는 10년 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신자들의 기부금은 2015년 약 1억 유로(약 1,500억 원)에서 2023년 6,500만 유로(약 975억 원)로 급감했다.

특히, 베드로 헌금의 경우 기부금 중 10% 미만만 실제 자선 활동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교황청 운영비로 전환되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신자들의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바티칸에 대한 기부금 감사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바티칸의 예산 낭비
바티칸은 가난한 자들을 돕겠다는 명목으로 막대한 돈을 부동산 투자에 쏟아부었지만, 이 과정에서 부패와 비효율적인 지출이 발생했다. 2019년 영국 런던의 고급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이 유용되었으며, 내부 부패가 드러났다. 이로 인해 수천억 원의 교회 기금이 투자 실패로 사라졌고, 신도들의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과거에도 바티칸은 불필요한 프로젝트에 거액을 쏟아붓는 사례가 많았다. 2017년 교황청은 3,000만 유로(약 400억 원)에 달하는 교회 기금을 부적절한 사업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사례도 있다. 교황청 관리들의 사치와 비효율적인 지출로 인해 매년 수천만 유로가 호화로운 행사와 의전 비용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절감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바티칸 내부에서의 회계 감시 시스템이 허술하여 내부 부정부패를 견제할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외부 독립 감사 시스템을 도입하고, 교황청 재정 운영을 공개적으로 보고하는 방식이 요구되고 있지만, 바티칸 내부의 보수적인 구조로 인해 실질적인 개혁이 지연되고 있다.

바티칸은 변해야 한다
바티칸은 투명한 재정 운영과 윤리적인 금융 시스템을 확립하지 않는 한, 도덕적 권위를 상실할 것이다. 바티칸의 신자들은 더 이상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는 시스템을 묵인해서는 안 되며, 교황청의 재정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바티칸이 실제 개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도덕적 설교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또한, 국제 금융 규제를 준수하고, 독립적인 외부 감사 기구를 통해 재정을 검증받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바티칸 개혁의 역사적 실패와 불가능성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바티칸은 결코 개혁에 성공한 적이 없다. 15세기와 16세기 르네상스 교황들의 사치는 결국 종교 개혁을 불러왔고, 19세기 이후에도 바티칸은 재정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선언했으나 실질적인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20세기 들어 바티칸 은행이 연루된 금융 스캔들, 마피아와의 자금세탁 연계, 교황청 내부의 부정부패가 반복적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대한 개혁 시도는 교황청 내부의 강한 저항으로 무산되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하며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2020년대에도 바티칸 재정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결국, 바티칸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세기 동안 축적된 부와 권력 구조, 교황청 내부의 기득권이 너무 강력하여 실질적인 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늘날 바티칸이 어떠한 개혁안을 내놓더라도, 이는 단순한 이미지 쇄신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변화 없이 기존의 관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바티칸의 부패와 비효율적인 재정 운영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이어져 온 시스템적인 문제이며, 이에 대한 개혁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