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의 고립과 소외, 국제무대에서 무시당하는 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 교황바티칸 | AFP연합뉴스)

 

교황청, 즉 바티칸이 오랜 시간 동안 국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그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탈리아의 베테랑 기자 마르코 폴리티는 바티칸이 지난 60년 간 겪어본 적 없는 고립과 소외 상태에 놓여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요.

  폴리티 기자는 1971년부터 바티칸을 취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휴전을 요구하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목소리가 각국에 의해 무시되는 상황을 예로 들었어요.

 

 영국은 교황의 요청을 무시했고,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바티칸의 간섭을 원하지 않았으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바티칸을 협상의 유효한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았어요.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내부 정치적 이유로 바티칸의 입장을 과도하게 부각시키지 않으려 했고,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티칸이 중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제는 교황의 방문을 통해 러시아를 더욱 압박하고 싶어하는 상황이에요.

 이처럼 바티칸 외교가 전례 없는 상황을 겪고 있다고 폴리티는 말합니다.

 

 유럽의 여러 정부는 교황의 목소리를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그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바티칸의 고위 관리들조차 교황의 완고함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케네디와 흐루쇼프가 바티칸의 중재를 구했고,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는 미국과 쿠바 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바티칸을 통하는 것이 유용했어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목소리는 전 세계 여러 교회와 지지를 받았죠.

 

 하지만 교황 프란치스코의 평화를 위한 노력, 국제 이민 간소화, 탄소 배출 감소, 규제가 심화된 경제에 대한 요구 등은 그의 도덕적 자본을 낭비했을 수 있고, 교황청이 진보적 원인의 메아리 방으로 전락하면서 그의 메시지가 덜 중요하게 들리게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혹자는 이것이 프란치스코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