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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강단에서 감옥까지: 가톨릭 성직자 마약 범죄 사례

■ 성직자와 마약, 믿기 힘든 현실

“가톨릭 성직자가 마약 범죄에 연루됐다.”

이 문장 자체가 쉽게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허구가 아니라 실제 사건들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런 사건이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2024년 국내 마약 사건은 2만 건을 넘겼다. 마약은 개인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를 파괴한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리고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마약이 얼마나 해로운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마약 범죄에 ‘성직자’가 연루됐다면, 이는 개인 문제를 넘어 종교의 도덕성까지 흔드는 일이다.

아래는 실제로 발생했던 다섯 가지 사례다.


■ 1. 1988년 4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 21kg 코카인 밀수

1988년 4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마이케티아 국제공항. 스페인 출신 가톨릭 신부 **José Luis Gil Fernández**가 마드리드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그의 가방에서는 약 21kg(46파운드)의 코카인이 발견됐다. 콜롬비아산 코카인을 베네수엘라를 경유해 유럽으로 보내는 국제 밀매 조직을 위한 운반책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1년 전 한 전직 신부에게 속아 처음 운반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회 자금 마련 압박과 협박 때문에 계속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그는 첫 번째로 9kg, 두 번째로 14kg의 코카인을 운반했고, 총 4만 1천 달러를 받았다. 그는 그 돈 중 상당 부분을 빈민가 예배당 신축과 교회 부채 상환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는 분명했다. 1988년 체포 후 보석 없이 수감되었고, 마약 밀매 유죄가 인정되어 복역했다. 1993년에 사면된 것으로 전해진다.

선한 목적을 위해 썼다는 해명은, 마약 범죄의 본질을 바꾸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의 모데로 교도소(Modelo Prison) 이미지출처- 위키피디아

■ 2. 2006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 교도소 사제의 CD 케이스

2006년 3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odelo Prison.

교도소 사제로 활동하던 Andreu Oliveras 신부가 수감자에게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

그는 한 수감자의 아내에게 부탁을 받고 CD 케이스를 교도소 안으로 들여오려 했다. 그러나 사전에 첩보를 입수한 교도소 직원들이 수색한 결과, CD 케이스 안에서 코카인 약 8g과 해시시 51g이 발견됐다.

그는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2009년 1심에서는 증거 관리 부실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했고, 2010년 바르셀로나 고등법원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2011년 스페인 정부가 부분 사면을 결정해 형기를 6개월로 감경했다.

교도소에서 죄수의 회개를 돕던 사제가, 마약을 들여오다 유죄 판결을 받은 아이러니한 사건이었다.


■ 3. 2013년 1월, 미국 코네티컷 – 필로폰 유통 조직 운영

2013년 1월 3일,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브리지포트 교구 소속이었던 Kevin Wallin 몬시뇰(당시 61세)이 필로폰 밀매 조직 운영 혐의로 체포됐다.

수사에 따르면 그는 2000년대 후반부터 약 4년간 매달 1~3파운드의 필로폰을 공급받아 재판매했다. 미 연방마약단속국(DEA)과 주 경찰은 도청, 위장구매, 추적 감시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했다.

그의 아파트를 급습한 결과, 상당량의 필로폰과 투약 도구, 포장재가 발견됐다.

그는 2013년 유죄를 인정했고, 2015년 5월 징역 5년 6개월과 출소 후 5년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단순 투약이 아니라 ‘유통 조직 운영’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었다.


 

스페인 말라가주 토레몰리노스 톨레도 대교구 (출처- 위키백과)

■ 4. 2025년 9월, 스페인 토레몰리노스 – ‘핑크 코카인’ 소지

2025년 9월 22일 새벽, 스페인 말라가주 토레몰리노스. 톨레도 대교구 소속의 Carlos Loriente 신부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았다.

가방에서는 1회 복용량씩 나뉜 마약 봉투 10여 개가 발견됐다. 그중에는 ‘핑크 코카인’으로 불리는 합성 마약 투시(tusi)도 포함되어 있었다.

숙소 수색에서는 정밀 저울과 추가 마약이 발견됐다.

그는 “공공 보건에 대한 범죄” 혐의로 입건됐다. 사건 직후 톨레도 대교구는 그를 즉시 직위 해제하고 “사법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발표하며 신자들에게 사과했다.


■ 5. 2024년 12월, 이탈리아 브레시아 – 마피아와 연결된 수녀

2024년 12월 6일, 이탈리아 브레시아.

수녀 **Anna Donelli**가 마약 밀매 조직에 협력한 혐의로 체포됐다.

수사에 따르면 그는 악명 높은 'Ndrangheta 조직과 연루돼 교도소 사목 활동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경찰은 브레시아, 밀라노, 레조 칼라브리아 등지에서 25명을 체포하고 약 180만 유로 상당의 자산을 압수했다.

여성 수도자가 마약 범죄 조직에 협력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 종교의 이름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이 사건들은 모두 다른 나라, 다른 시기, 다른 상황에서 벌어졌다. 그러나 공통점은 하나다. 성직자의 지위와 신뢰가 범죄와 결합했다는 점이다.

종교는 도덕과 절제를 가르친다. 그런데 그 가르침을 전하는 사람들이 마약 범죄에 연루됐다면, 그 종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나빠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잘못된 종교 운영과 내부 통제의 부실은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 마약은 개인을 망가뜨리고 공동체를 오염시킨다. 성직자의 마약 범죄는 그 피해를 더욱 키운다.

우리는 두 가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첫째, 마약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라는 점.
둘째, 종교라 해서 비판과 감시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다음 글에서는 각 사건을 더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