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8~1982년, ‘신앙 캠프’에서 시작된 폭력
1978년부터 1982년 사이,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기독교 청소년 캠프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사건은 보수적 복음주의 네트워크인 아이워른(Iwerne) 캠프에서 시작됐다.
가해자는 법률가이자 평신도 지도자였던 존 스미스였다. 그는 성직자는 아니었지만 교회 지도부와 긴밀히 연결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고, 당시 엘리트 학교 출신 소년들을 대상으로 신앙 교육을 맡고 있었다.
심지어 훗날 저스틴 웰비도 이 캠프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져,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졌다.

■ “영적 훈련”이라는 이름의 폭력
존 스미스는 14~17세 소년들을 “신앙 지도”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밤마다 그들을 정원 창고로 데려가 옷을 벗긴 뒤, 회초리와 나무 패들로 온몸을 수십 차례씩 때렸다.
그는 이 행위를 이렇게 정당화했다.
“죄를 정화하기 위한 영적 훈련”
하지만 실제로는 폭력 그 자체였다.
피해자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훗날 조사보고서는 이 행위를 단순 체벌이 아닌
“육체적·성적·심리적·영적 공격”
이라고 규정했다.
■ 피해자는 ‘신앙을 믿었던 아이들’
피해자는 대부분 영국 명문 기숙학교에 다니던 10대 소년들이었다.
이들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 출신으로, 가해자를 신앙 멘토로 믿고 있었다.
그 신뢰는 곧 약점이 되었다.
- 수십 명 이상의 청소년 피해 발생
- 장기적인 트라우마, 우울증, 자살 충동
-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되는 정신적 고통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80년대, 스미스는 활동 무대를 아프리카로 옮겼고,
짐바브웨 등지에서도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
1992년에는 캠프에 참가한 16세 소년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 1982년, 이미 알고 있었던 교회
이 사건의 핵심은 범죄 자체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은폐였다.
1982년경, 캠프 지도부 일부는 이미 존 스미스의 학대를 인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내부 조사 보고서까지 작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대신 선택한 것은 단 하나였다.
조용한 축출.
스미스는 법적 처벌 없이 영국을 떠났고, 그 결과 아프리카에서 범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 지도부의 침묵과 책임 회피
영국 성공회 지도부 역시 이 사건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특히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2013년 취임 직후 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음에도
즉각적인 조사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이렇게 해명했다.
“당시에는 이러한 학대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인지한 후에도 적극적으로 파헤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오히려 비판을 키웠다.
왜냐하면 피해자들은 이미 오랜 기간 목소리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 2017년, 뒤늦은 폭로
사건은 2017년이 되어서야 세상에 드러났다.
영국 Channel 4 방송과 피해자들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공론화된 것이다.
이후 조사 결과가 이어졌다.
- 2019년: 독립 조사 보고서 발표
- 2021년: 추가 조사 통해 교회의 은폐 책임 재확인
결국 영국 성공회는 공식 사과를 했고, 일부 관계자들은 사임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았다
영국 경찰은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지만,
정작 존 스미스는 2018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사망했다.
그는 끝내 법정에 서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분노했다.
“교회가 평판을 위해 정의를 저버렸다”
이 말은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다.
■ 국제적 파장
이 사건은 영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확산됐다.
- 미국, 남아공 등 해외 언론 보도
- 개신교 내부 학대 문제의 대표 사례로 인식
-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지원 요구 증가
영국 성공회는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신뢰는 이미 크게 무너진 상태였다.
■ 결론: 권위와 침묵이 만든 비극
아이워른 캠프 사건은 단순한 개인 범죄가 아니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다.
- 종교 권위에 대한 맹목적 복종
- 내부 비판을 막는 폐쇄적 문화
- 조직의 명예를 우선시하는 은폐 구조
이 모든 것이 결합해 피해를 키웠다.
결국 이 사건은 분명한 교훈을 남긴다.
신앙이 사람을 보호하지 못할 때,
그 신앙은 더 이상 신앙이 아니다.
그리고 침묵하는 조직은
가해자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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