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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기도만 하면 낫는다?”… 두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극단적 믿음의 비극

2013년 미국 Pennsylvania 필라델피아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Herbert Schaible 목사 부부가 중병에 걸린 어린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기도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고집하다 결국 아이를 숨지게 한 것이다. 더 큰 충격은 이 부부가 이미 2009년에도 같은 이유로 다른 아들을 잃은 전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부모의 실수가 아니었다. 일부 극단적 개신교 교리가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특히 “병원 치료는 믿음 부족”이라고 가르치는 교회의 반과학적 신앙관이 어린 생명을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미국 사회 전체로 번졌다.

“예수의 보혈이 치료한다”… 병원 대신 기도를 택한 부모

2013년 4월, 생후 8개월 된 브랜든 쉐이블은 폐렴 증세로 심하게 앓기 시작했다. 고열과 호흡곤란 증상까지 나타났지만 부모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대신 집에서 안수기도와 성경 낭독만 반복했다.

부부는 자신들이 속한 First Century Gospel Church 의 교리를 그대로 따랐다. 이 교회는 “진짜 믿음이 있다면 하나님이 병을 고쳐준다”며 약 복용과 의사 진료를 믿음 부족으로 보는 극단적 신앙을 가르쳤다.

부모는 “예수의 보혈로 치유될 것”이라고 믿으며 약 일주일 동안 어떤 의료 조치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아이는 숨졌다.

문제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2009년에도 두 살배기 첫째 아들이 폐렴으로 사망했는데, 당시에도 부모는 병원 대신 기도만 선택했다. 첫 사건 이후 법원은 “아이가 아프면 반드시 의사에게 데려갈 것”이라고 명령했지만, 부부는 교회의 가르침이 세속 법보다 우선한다고 여겼다. 결국 두 번째 비극이 반복됐다.

남겨진 아이들… “처음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두 아이가 연이어 숨진 뒤, 남은 7명의 자녀들은 부모가 수감되면서 위탁가정으로 보내졌다.

전문가들은 이후 드러난 사실에 더 놀랐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정기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시력검사, 안경 처방 같은 기본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된 것이다. 이는 이전까지 아이들이 사실상 의료 방임 상태에 있었다는 뜻이었다.

지역사회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일부 교인들조차 “잘못된 믿음이 아이들을 죽게 했다”며 공개 회개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숨진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 개정 청원 운동까지 벌였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가정의 비극이 아니라, 잘못된 종교 교리가 공동체 전체에 어떤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교회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첫째 아이가 숨졌을 당시 쉐이블 부부는 “교회 지도자의 조언에 따라 병원 대신 기도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회는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2013년 사건 후 교단 목사 넬슨 클락은 “부모의 믿음이 부족해서 아이가 죽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미국 사회의 거센 공분을 샀다.

많은 사람들은 이 발언이 문제의 핵심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교회는 위험한 교리를 가르쳐 놓고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부모 개인에게만 떠넘겼다는 것이다.

특히 첫 사건 이후 법원이 내린 “의료 치료 의무 명령”을 교회가 교인 전체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아이의 죽음을 막을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법원의 강한 질타… “신앙은 면죄부가 아니다”

이 사건은 미국 전역 언론에 “믿음만으로 병을 고치려다 두 아이를 잃은 부모”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2014년 법원은 쉐이블 부부에게 각각 징역 3~7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판사는 매우 강한 표현으로 이들을 질타했다.

“신앙은 면죄부가 아니다. 여러분은 두 아이를 죽였다.”

또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상 종교를 명분으로 저질러진 폭력은 많다. 그러나 이번 죽음은 하나님이 아니라 당신들의 책임이다.”

이 판결은 미국 사회에 큰 의미를 남겼다. 종교의 자유가 중요하더라도, 아동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매년 아이들이 죽는다”… 미국 사회의 충격

의료계와 인권단체들은 이 사건 이후 미국 내 신앙치유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단체는 매년 미국에서 10명 안팎의 아이들이 부모의 극단적 신앙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고 숨진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Pennsylvania 주는 부모가 종교적 이유로 의료를 거부했을 때 형사 책임을 줄여주던 면책 조항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다른 여러 주에서도 비슷한 입법 논의가 이어졌다.

종교계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목회자들은 “기도는 중요하지만 의술 역시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지혜”라며 극단적 신앙치유 교리를 비판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사회는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 공동체 안에 여전히 반과학적 사고가 깊게 남아 있다는 현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문자 그대로 성경만 믿는 위험성

쉐이블 부부 사건의 근본 원인으로는 문자주의적 성경 해석이 지적된다.

이들이 속한 교회는 야고보서 5장의 “병든 자는 기름을 바르고 기도하라”는 구절을 절대적으로 해석했다. 그 결과 병원 치료나 약 복용 자체를 하나님에 대한 불신으로 여겼다.

이 같은 반의학적 신앙은 19세기 미국 일부 근본주의 교파에서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특히 폐쇄적인 종교 공동체일수록 공교육, 과학, 현대 의학을 불신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히 부모 두 사람의 잘못으로만 보기 어렵다. 위험한 교리를 반복적으로 주입한 교회와 교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신앙은 개인의 자유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믿음이 어린아이의 생명까지 위협한다면 사회는 개입할 수밖에 없다. 쉐이블 사건은 종교 자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왜 과학과 의학을 무시하는 극단주의가 위험한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되었다.